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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열매’
씨앗이 억센 껍질을 터뜨리고
거기에서 생명이 터져 나오는 것
나의 시간이 지나고 날들이 흐를 때
주는 언제나 내게 새싹을 보이십니다
저 한 알의 밀알을 생각하나이다
열매를 내기 위하여 썩는 그 한 알
맥동하는 잎새와 가는 뿌리
그 떨리는 탄생의 순간 저 너머
오랜 기다림과 거기 함께하는 고통
추운 밤과 딱딱한 땅의 어두움
나의 시간이 지나고 날들이 흐를 때
주는 언제나 내게 이 일을 보이십니다
당신은 한 알의 밀알로 오셔서
내게 그 생명의 씨앗이 되셨고
그 한없는 슬픔과 고난을 내주시어
내게 천 배의 열매로 달리셨사오니
주의 수난에 참례하나이다
그 기도의 언덕에 오르나이다
당신이 보이신 그 죽음의 나날은
이 얼마나 찬란하게 빛나는지요
그 끝에 피어날 푸른 싹의 기운을
내 가슴에 오늘 심겠나이다
겟세마네, 골고다, 물과 피, 사망의 골짜기
무덤은 열리고 세상에 복음이 편만하리니
부활은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이
여기 이 자리에 싹텄나이다
영생의 기쁨이 파도처럼 밀려와
여기 내 안에 넘치나이다
나의 껍질이 갈라져 터지고
지금 그 잎 두 장이 피어납니다(2025.4.20.양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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