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형식과 내용 No 3440
글쓴이 양인국(yiksh) 조회수 84
[ 날짜 :   2022-04-23 오후 10:53:20 ]
2022. 4. 24. 삼상2:12-36.
형식과 내용

1. 성경에 언급된 사림들 가운데는 좋은 출발을 하였지만 결말이 불행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 가운데 하나는 엘리와 그의 아들들일 것이다. 그들은 제사장 신분으로 태어나서 자신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복된 삶을 살게 해 주는 자로 선택되었기 때문에 좋은 출발을 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들의 결말은 불행했다.

어째서 좋은 출발을 한 그들의 결말이 불행했을까? 우리가 이 물음에 대하여 주목하게 되는 것은 믿음의 사람으로서 우리 역시 좋은 출발을 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계시의 말씀인 성경은 믿음의 사람들을 “하늘에 속한 모든 신령한 복을 받은 자들”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주님을 구주로 믿을 때 이처럼 복 있는 자들이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리와 그의 아들들처럼 결말이 불행하다면, 우리 역시 좋은 출발을 하였지만 결말이 불행한 자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엘리와 그의 아들들의 삶을 통하여 어째서 좋은 출발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결말이 불행했는지 생각하고, 그것을 교훈으로 삼고자 하는 것이다.

2. 언급한 것처럼 엘리의 아들들이 좋은 출발을 했다는 것은 제사장의 아들들로 태어났다는 것이다. 제사장직은 율법에 따라 제사장의 아들들에게 세습된다. 그러므로 엘리의 아들들은 율법이 정한 나이가 되면 율법이 정한 절차에 의하여 제사장이 되는 것이다. 제사장은 자신이 되고 싶어서 될 수 있는 직이 아니고 레위 지파에 속한 자로서 제사장 가문에서 태어난 자만 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제사장의 아들로 태어난 것 자체가 좋은 출발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결말은 누구보다도 불행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본문은 이 물음에 대하여 간단하고 명료하게 말해 주고 있다. 12절의 말씀이다. “엘리의 아들들은 행실이 나빠 여호와를 알지 못하더라” 여기 행실이 나쁘다는 것은 불량자란 의미로서 “무가치하고 쓸모없는 자”라는 뜻이다. 그들은 세습에 의하여 제사장이 되었지만 제사장으로서 가치 없는 자들이었다는 의미다.

이처럼 그들은 나면서부터 제사장이 될 수 있는 외적 조건을 갖추었다. 그러나 외적조건만 갖추어졌다고 하여 제사장으로서 합당한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마치 하나님께서 흙으로 사람을 빚어 놓았을 때 사람이 된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그 형상에 생기가 들어가야 비로소 사람이 되는 것이다(창2:7,겔37:1-10). 우리는 성전의 예를 통하여 외적조건과 내적 조건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성전은 성전으로서 구조(조건)를 가질 때만 성전이 될 수 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설계하신 대로 “성전이 성전 뜰과 성소와 지성소”라는 구조를 가지고 있을 때 성전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성전의 구조가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성전의 역할을 온전히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외적 구조뿐만 아니라 성전이 성전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내적 조건이 갖추어질 때 비로소 성전은 성전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성전이 외적 구조를 갖추었을지라도 백성들의 신앙이 결여되어 있다면 성전으로서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의미다. 실제로 하나님은 백성들이 하나님으로부터 떠날 때 성전을 버리실 것이라고 말씀하셨다(왕상9:6,7). 마찬가지로 비록 제사장 엘리의 아들들은 율법에 따라서 제사장으로 세워졌기 때문에 외적 조건으로서는 허물 될 것이 없었다. 그러나 그들의 행위가 제사장으로서 합당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은 제사장으로서 무가치 한 자들이 된 것이다. 실제로 그들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이웃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경외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자들이었지만 오히려 하나님을 멸시하였다. 그렇다면 그들이야말로 얼마나 무가치한 자들인가?

우리 역시 믿음의 사람으로서 부르심을 받았지만 믿음의 사람으로서 합당한 사람을 살지 않는다면 그것 자체가 하나님을 멸시하는 것이 된다. 그리고 우리는 믿음의 사람으로서 무가치한 자가 된다. 이것은 하늘에 속한 신령한 모든 복을 받고 또한 이웃들에게 복을 가져다주는 축복의 통로로 살아야 할 우리가 오히려 자신과 이웃 모두을 넘어지게 하는 삶을 살게 된다는 의미다. 실제로 엘리의 아들들의 나쁜 행실은 자신들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공동체에 큰 해를 가져다주었다. 왜냐하면 그들의 악한 행위로 인하여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도함을 받아야 할 그 시대에 하나님의 말씀이 희귀했기 때문이다.

엘리역시 좋은 출발을 했지만 불행하게 생을 마쳤다. 물론 직접적인 원인은 아들들의 부패함으로 인한 것이었지만 그에게도 책임이 있다. 본문은 당시 그의 불행과 관련하여 이야기할 때 다음과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 “엘리가 매우 늙었더니” 물론 이말은 단순히 육신의 노쇠함만을 말하기 위하여 사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영적 민감성을 상실한 것을 말해 주기 위해 사용했을 것이다. 성경에 언급된 인물들 가운데 모세나 여호수아도 나이가 많았을 때 “늙었다”는 말을 사용하였지만, 오히려 그들은 육신의 뇌쇠함을 말하기 위함이었고 영적으로는 여전히 깨어 있었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실례로서 모세는 늙었지만 눈이 흐리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이것은 육신을 늙어서 쇠약했지만 영적 지도자로서 항상 깨어 있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와 같은 사실들은 육신의 노쇠함과 영적인 노쇠함은 서로 다른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엘리가 이스라엘 가운데 행한 일과 또한 제사장으로서 판단하고 권고한 일들을 볼 때 그는 제사장으로서 자신의 직무에 충실했던 자였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그가 충실했던 것은 제사장으로서 기능적인 면에서였을뿐 제사장으로서 지도력을 행사하는 일에는 성실했다고 할 수 없다. 그는 자식들의 패역함을 다스리지 못했다. 자식들이 이처럼 패역하게 된 것은 어쩌면 그가 자신의 직무로 인하여 자식들을 충분히 돌보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또한 그들의 불신앙적인 행위를 보며 충분히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듣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들들의 범죄가 도를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들에 대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그들의 죄는 하나님을 멸시하는 데까지 이르렀고 또한 백성들로 하여금 죄를 범하게 하는 데까지 이르게 되었다. 아버지로서 또는 제사장으로서 아들들이 그릇 행할 때 마땅히 행할 일을 행하였더라면 그들을 바르게 인도했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그가 부모로서 아들들에게 마땅히 행할 일을 가르쳤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아버지의 권고를 듣지 않음으로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되었을 때. 부모는 심판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엘리를 통하여 우리에게 주시는 교훈은 “부모는 자녀들에 대하여 책임적 존재”라는 것이다. 만일 부패한 자들이 엘리의 아들들이 아니었더라면 엘리가 하나님의 진노하심 가운데 생을 마쳤겠는가? 이와 같은 물음을 물을 수 있는 것 자체가 부모는 자녀들에 대하여 책임적 존재라는 것을 말해 준다. 즉 하나님께서 부모에게 허락해 주신 자녀를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할 것을 위택해 주셨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부모가 자녀를 주의 뜻에 따라 양육하는 것은 부르심인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부모가 자녀들에 대한 모든 행실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왜냐하면 부모가 책임을 다해도 자녀들은 부패의 길로 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례로서 영적 지도자였던 모세는 바른 지도력을 행사했지만 백성들이 따라 주지 않음으로 인하여 이스라엘이 넘어진 것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부패함에 대하여 모세에게 책임을 묻지 않으셨다. 이것은 모세가 백성들에게 마땅히 행할 일을 행하였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부모가 자녀들에 대하여 책임적 존재라는 것은 부모로서 마땅히 행해야 할 일을 하는 것, 즉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엘리의 아들들은 이스라엘이 블레셋과 전쟁 중에 제사장으로서 마땅히 행해야 할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죽임을 당하였다. 그리고 그 소식을 들은 엘리도 넘어져서 죽었다. 그들이 이처럼 불행한 결말을 맞게 된 이유를 찾는다면 형식과 내용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제사장으로서 형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제사장으로서 내용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 그래서 그들은 제사장으로서 무가치한 자들이 되었다.

우리도 믿음의 사람으로서 형식에서는 온전한 자들이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믿음의 사람으로서 마땅한 삶을 살지 못한다면 내용을 결한 자가 되어 우리 역시 넘어질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형식과 내용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이 되는 것이다.

3. 함께 기도하자. 하나님 우리로 하여금 믿음의 사람으로 불러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간구하는 것은 믿음의 사람으로서 마땅한 일을 행함으로 우리의 삶의 모든 내용이 믿음의 사람다운 것이 되게 해 주옵소서. 오늘 말씀을 통하여 형식과 내용이라는 말이 우리의 삶에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되게 해 주옵소서. 아멘